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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란다

세계신화를 읽으며...

작은 방 주인 2008. 6. 25. 12:04
아이가 선교원에 다니는 관계로, 이따금 성경 이야기를 하거나 개신교식 세계관을 나타내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날나리 성공회 신자로, 신앙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으나 "내가 진리니 나머지는 다 가짜다"라고 주장하는 일부 종교집단과 그 가르침에는 거부감이 심하다.
어쩌면 내가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아들이 "엄마,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요"라는 말을 하면 거부감이 확~~ 올라오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세계신화 한 질을 들였다. 신이 딱 하나가 아니라는 걸 간접적으로 세뇌시키려는 속셈이었다.
전래를 읽으면서 일단 하나님과 하느님이 사는 동네가 다르다는 것과, 네가 믿는 하나님과 다른 이들이 믿을지도 모르는 하느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던 터라, 아이는 세계신화도 그다지 거부감없이 받아들였다.하나님이 제일 강한 신이라고 이야기하긴 하지만서도.
여러 창조신화를 읽으면서 성경이랑 비슷한 부분도 이야기하고, 그리스신화의 다소 유치한 신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아이는 여전히 하나님이 제일 센 신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제일 높은 레벨의 전투 에너지를 가진 신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 신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애들 책의 주인공은 제일 센 법이니까.
다만 어떤 차이가 생겼다면, 이제 더이상 엄마가 하나님을 다른 신들의 레벨로 끌어내리려 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일까?
어쩌면 세계신화를 읽어주면서 엄마가 깨달은 걸지도 모르겠다. 동네마다 여러 신들이 있을 뿐이라는걸. 아이가 그중 하나를 선택한 걸 엄마가 못견뎠을 뿐이라는 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