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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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란다

엄마에게선 000 냄새가 난다

작은 방 주인 2009. 7. 2. 09:37
6월 말,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정기 학부모 상담이 있었다.
다른 엄마들은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다 주고 책상 서랍 속도 좀 봐준다는데, 나는 공개수업 이후로는 학교에 가 본 적이 없는지라 아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하기도 하고 선생님도 한 번 더 만나고 싶어서 담임선생님과 상담 약속을 잡았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들은 학교에서는 집에서보다 훨씬 재미있게 지내는 듯 했다.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너무 훌륭한 어린이라 '그래서 이놈이 집에 와서 짜증을 부려대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상담 중에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에 나는 조금 놀랐다.
수업시간에 엄마에게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요?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아들이 엄마에게서는 "컴퓨터" 냄새가 난다고 했다는 거다.
허걱~ 그러고보니 4월부터 6월까지는 일도 밀리고 해서 바쁘게 일했었다.
아니, 사실 예전부터 내 생활이라는게 그랬다.
내 직업이 생선장사면 생선 냄새가 날테고 아이스크림 장사면 아이스크림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할텐데, 문제는 내 직업은 "컴퓨터"가 아니라는 거다.

직업에 있어서의 불분명함이 나에게는 혼란스러울지언정, 생활에서는 분명하게 드러났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