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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착각에 당황했다

작은 방 주인 2009. 7. 18. 02:54
요즘은 인터넷에서 자주 살펴보는 사이트들이 몇 개 없고 대부분 가던 곳만 가서 게시물들을 살펴본다.
한 사이트에 오래 드나들면 그 사이트에 자주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들의 닉네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자주 드나드는 사이트 중 DCinside의 <기타미국드라마갤러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드라마 정보와 자막 등을 자주 올리는 어떤 분의 블로그를 드라마 자막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반가운 마음에 무척 친밀한 어투로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게 되어 반갑다는 comment를 그 분의 블로그에 달아 놓고는 잠시 잊고 있었다.
며칠 후 내 blog의 댓글알리미에서 내 comment에 그 분의 댓글이 달린 걸 보고는 "헉~ 우리가 아는 사이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DCinside에 글을 올릴 때 항상 닉네임을 다른 것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는 내가 누구인지 알리가 없다는 걸 감안해 보면, 아마도 그분이 상황을 대충 파악하고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주신 듯 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냐 하면, 내가 일방향의 시선을 서로간의 교류로 착각했던 것이다. 파란솔님의 "네롱이와 촐랑이"를 실물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마음 속에서는 그 고양이들과 자주 만난 것처럼 여겨진다든가, 보라돌이님의 요리 사진에 항상 등장하는 "빨간 도마"가 친정엄마의 것처럼 친숙하게 여겨진다든가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있을 수 있는 실수이긴 하지만 내가 당황했던 이유는, 나 스스로 그런 경계는 잘 긋고 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실제로는 엄청나게 혼동하고 있으면서 내 머리 속에서만 구분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