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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란다

초1 아들은 어디서 정보를 얻을까?

작은 방 주인 2009. 12. 11. 10:45
어느 날, 아들이 저녁을 먹으면서 물었다.

아들 : 엄마, 헬레니즘이랑 헤브라이즘이 뭔지 알아?
엄마 : (헉~ 이게 뭔 소리여?) 어~~~~~ 글쎄? 그게 뭔데?
아들 : 에이. 그것도 몰라? 그림에 사람들이 다 벗고 나오는 거잖아.
엄마 : (어이~~ 도대체 그런 건 어디서 봤냐고!) 그러니까, 헬레니즘이 그렇다는 거지? 그럼 헤브라이즘은 뭔데?
아들 : 그것도 똑같은 거야.
엄마 : 이름이 다른데 똑같을 리가 있어? 뭐가 다른 건데?
아들 : 똑같은 거라니깐.

아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고, 나도 그다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이 주제는 그렇게 흘러가 버렸다.

다만 궁금한 것은, 아들이 이 말을 들었던 곳이 어디였을까 하는 것이다.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는 단어가 우리 집에 있는 책에서 나온 것은 아닐 것 같다. 외부 어디서엔가 그런 말을 들었거나 봤다는 이야기인데, 지나가는 말로 들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정확하게 발음했다. (언뜻 들은 단어들은 자신없는 투로 말하는 경우가 많아 대충 구별이 가능하다)
그냥 마음대로 짐작을 해 본다.

가능성1) 아들이 좋아하는 "그리스 신화"나 "변신 이야기"에 등장하는 그림(혹은 예술작품들)에서 신들과 사람들은 옷을 벗고 있다. 책의 뒤쪽에 가끔씩 나오는 해설 등을 통해 "헬레니즘"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헤브라이즘은 어디서 봤는지 설명 불가능)

가능성2)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이라는 말을 통째로 신문이나 책 등에서 봤다. 어디였을지는 짐작이 가지 않는다. 긴 글이었을테고 그 중에서 "그리스 신화"가 언급되었을 것이다. 도서관에서 봤을 수도 있겠지만, 요즘 고르는 책은 모조리 만화책이던데...?

가능성3) 교회에서 들었다. 가능성 희박.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이제는 어디서 지식들을 얻는지,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예전처럼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그만큼 아이의 세상과 내 세상의 교집합이 줄어든다. 당연한 것이고 그래야만 하지만.
앞으로는 이 교집합을 유지하기 위해서 내가 뛰어야 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