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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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란다

바보증

작은 방 주인 2010. 8. 19. 09:09
아침에 밥을 먹으며 아이가 물었다.
"엄마, 갑자기 자기가 바보가 되는 병이 뭔지 알아?"
모르겠다고 대답했더니 아들이 대답했다.
"바보증! 갑자기 자기가 바보가 되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성적도 떨어지고 그런거야."
그럴 수도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어니 이런 말을 덧붙인다.
"근데, 엄마 바보증은 바보는 절대 안걸린다~"

이 말을 듣고 "앨저넌에게 꽃을" 이라는 책이 생각나서 아들에게 이야기를 해 줬다.
바보였다가 수술을 받고 똑똑해졌는데 결국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가야 했고, 똑똑해졌기 때문에 그 과정을 모두 이해했을 뿐 아니라 아무리 똑똑해도 남들의 감정이나 자기 감정은 어쩔 수 없다는 걸 알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를 다 들은 아들은 한 마디를 던진다.
"엄마도 감수성이 참 풍부했구나?"

췟~

그래도 그 책을 궁금해 해서 방에 가져다 주었다.
아직은 앞의 몇 페이지 읽다가 "엄마, 이 아저씨 글씨 틀렸어!"를 외치고 아마도 그러다가 어딘가에 놓고 잊어버리겠지만 언젠가는 궁금해 할 날이 올 것 같다.

앨저넌에게 꽃을 - 10점
다니엘 키스 지음, 김인영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