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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 7
아들이 어렸을 때는 (지금도 자기 영역이 아닌 경우에는 그럴 거라 생각하지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인물에 적응을 잘 못했다. 한 동네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인지 지금은 별로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먹거리와 의복, 신발 등에서는 새로운 시도는 어렵기만 하다) 얼마 전 시작한 축구+수영 프로그램 첫 날, 아들은 첫 날이니 같이 가달라고 했다. 아들의 손을 잡고 가 보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꽤나 많았다. 떼로 몰린 사람들이라면 멀미를 하는 나는 벌써 슬슬 뒤로 처지고, 아이는 이미 체육관에 들어갔다. 같은 반 아이도 있고 모르는 아이도 있고... 그런데 어떤 아이를 슬슬 따라다니더니 말을 붙이는 것이다. 대충 이런 말이다. 아들 :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이 : ... 아들 : 너..
아들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겼다. 아들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고 같은 방과후교실을 다니는 남매와 친하게 지냈다. 방과후교실이 끝나면 집에는 가방만 내려놓고 2학년 형과 1학년 동갑 여자친구와 놀러나간다며 뛰어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더니 한 2-3주일전부터 일찍 집에 들어오거나 놀이터에 나가도 빙빙~~ 돌기만 할 뿐 노는 것 같지 않았다. 왜 요즘은 놀이터에서 그 남매와 안노느냐고 물었더니 형이 자기랑 안논다고 말했단다. 아마 남매 중 형과 다툰 모양이었다. 아들은 다소 소심한 성격에 폭넓게 아이들과 노는 것 보다는 몇 명과만 친하게 지내는 경향이 있어서 아파트단지의 다른 아이들하고는 그닥 친하게 지내지 못하기도 했고, 6시 이후부터 놀기 시작하는 아들은 그네들과는 노는 시간이 달라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