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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란다

초등학교 입학 2주째

작은 방 주인 2009. 3. 13. 09:56

첫번째 주.

아들은 학교에 들어가서 첫 주는 약간 들떠 보였다. 그렇지만 어떻다는 이야기를 집에 와서 하지는 않았다.
아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또 지금까지 수업이라는 걸 받아본 적이 없었던 아이라 교실에 제대로 앉아는 있는지 궁금증 반 걱정 반에 나는 괜히 초조했다. 게다가 일을 가진 엄마를 둔 관계로 아들은 방과후 교실에도 적응해야 했다.
첫 주는 그저 정신없이 흘러간 듯 하다. 아이는 뭘 물어도 별 말이 없었다. 그냥 괜찮았다고만 할 뿐. 지금 생각하니 자기도 적응하느라 자기의 상황을 엄마에게 이야기할 만한 상태가 아니었던 듯 하다.

두번째 주.
학교에도 이름 부를 친구가 생겼고 방과후 교실에도 친구가 생겼다.
숙제도 해 갔고 준비물도 가져갔다. 이제는 친구 이야기도 학교 이야기도 곧잘 이야기한다.  나름대로 수업시간에도 참여하고 방과후교실에서도 재미를 느끼는 듯 하다.
여전히 아들은  학교 시작할 때와 끝날 때, 방과후 교실로 갈 때 와 주기를 바란다. 자기 말로는 3월까지만 해 주면 그 다음에는 괜찮다고 한다. (문제는 3월말까지 내가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거지만...)
어제는 학교가 끝나는 11시 반에 맞춰 학교에 가지 못했다. 방과후 교실 버스를 40분~50분 사이에 탔어야 하는데 아들이 타지 않았다는 연락이 왔다. 뒤늦게 도착해 보니 아들은 교문 앞에 서 있다. 울거나 화난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저 뭔가 잘못되었다는 표정이었다.
아마도 내가 아직 준비가 안된 아이에게 혼자서 너무 많은 것을 감당하라고 했던 것 같다.
당분간... 데려다주고, 중간에 학교에 가서 방과후교실 버스 탈 때까지 같이 기다려 주고 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할 것 같다.

아직 엄마가 해줘야 하는 일도 많고 아직도 아기 같은 부분이 많지만, 참 많이 컸다.
몸도 크고, 마음도 크고...
아이가 크는 만큼 엄마도 컸어야 할텐데, 그건 좀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