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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 7
이제는 끄적거리기도 한다. 본문
아들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겼다.
아들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고 같은 방과후교실을 다니는 남매와 친하게 지냈다. 방과후교실이 끝나면 집에는 가방만 내려놓고 2학년 형과 1학년 동갑 여자친구와 놀러나간다며 뛰어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더니 한 2-3주일전부터 일찍 집에 들어오거나 놀이터에 나가도 빙빙~~ 돌기만 할 뿐 노는 것 같지 않았다.
왜 요즘은 놀이터에서 그 남매와 안노느냐고 물었더니 형이 자기랑 안논다고 말했단다. 아마 남매 중 형과 다툰 모양이었다.
아들은 다소 소심한 성격에 폭넓게 아이들과 노는 것 보다는 몇 명과만 친하게 지내는 경향이 있어서 아파트단지의 다른 아이들하고는 그닥 친하게 지내지 못하기도 했고, 6시 이후부터 놀기 시작하는 아들은 그네들과는 노는 시간이 달라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졸지에 홀로 된 아들은 그래도 집에서 장기며 바둑이며 두며 놀아보았지만 (가뜩이나 심통나 있는) 엄마 아빠가 친구들의 공백을 채워줄리 만무했다.
그제, 식탁에 앉아서 밥먹기를 기다리면서 아들이 수첩에 뭔가 끄적거리는 걸 봤다.
나중에 보니 이런 내용이다.
여동생과 놀고 싶은데 형 때문에 못노는 듯 하다. 이 여동생한테는 이것저것 과자도 사주고 인라인스케이트도 빌려가라고 가져다 주고 해서 뭔가 특별한 감정이 있는 듯 했는데, 형 때문에 못놀게 되었으니 상심도 되고 화도 날 것이다. 그러니 형은 바보지.
그렇지만 그걸로 풀이 죽어 끝나는건 아니다. 어쨋든 집에 들어왔으니... 다른 걸로 놀아야지.
바둑도 두고 싶고 배도 고프고..
속에 담아두지 않고 뭐든지 뱉어내던 아이가 이제는 혼자 끄적거리기도 하는 걸 보니 정말 많이 컸구나 싶다.
그만큼 엄마에게선 한 발자국 멀어지는 셈이고 스스로 감당하는 생활의 영역은 조금 더 넓어졌을 것이다.
친구에게 가져다주라고 스티커들하고 꽃무늬 색종이들을 좀 챙겨놓기는 했지만... 거기까지..
앞으로 이런 일들이 수없이 있을테지?
아들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고 같은 방과후교실을 다니는 남매와 친하게 지냈다. 방과후교실이 끝나면 집에는 가방만 내려놓고 2학년 형과 1학년 동갑 여자친구와 놀러나간다며 뛰어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더니 한 2-3주일전부터 일찍 집에 들어오거나 놀이터에 나가도 빙빙~~ 돌기만 할 뿐 노는 것 같지 않았다.
왜 요즘은 놀이터에서 그 남매와 안노느냐고 물었더니 형이 자기랑 안논다고 말했단다. 아마 남매 중 형과 다툰 모양이었다.
아들은 다소 소심한 성격에 폭넓게 아이들과 노는 것 보다는 몇 명과만 친하게 지내는 경향이 있어서 아파트단지의 다른 아이들하고는 그닥 친하게 지내지 못하기도 했고, 6시 이후부터 놀기 시작하는 아들은 그네들과는 노는 시간이 달라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졸지에 홀로 된 아들은 그래도 집에서 장기며 바둑이며 두며 놀아보았지만 (가뜩이나 심통나 있는) 엄마 아빠가 친구들의 공백을 채워줄리 만무했다.
그제, 식탁에 앉아서 밥먹기를 기다리면서 아들이 수첩에 뭔가 끄적거리는 걸 봤다.
나중에 보니 이런 내용이다.
여동생과 놀고 싶은데 형 때문에 못노는 듯 하다. 이 여동생한테는 이것저것 과자도 사주고 인라인스케이트도 빌려가라고 가져다 주고 해서 뭔가 특별한 감정이 있는 듯 했는데, 형 때문에 못놀게 되었으니 상심도 되고 화도 날 것이다. 그러니 형은 바보지.
그렇지만 그걸로 풀이 죽어 끝나는건 아니다. 어쨋든 집에 들어왔으니... 다른 걸로 놀아야지.
바둑도 두고 싶고 배도 고프고..
속에 담아두지 않고 뭐든지 뱉어내던 아이가 이제는 혼자 끄적거리기도 하는 걸 보니 정말 많이 컸구나 싶다.
그만큼 엄마에게선 한 발자국 멀어지는 셈이고 스스로 감당하는 생활의 영역은 조금 더 넓어졌을 것이다.
친구에게 가져다주라고 스티커들하고 꽃무늬 색종이들을 좀 챙겨놓기는 했지만... 거기까지..
앞으로 이런 일들이 수없이 있을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