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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들을 어쩌나...

작은 방 주인 2009. 7. 15. 19:29
이사를 앞두고 제일 먼저 정리에 들어간 것이 화분과 책들이다. 그 중 지금 정말 처치곤란한 것이 내가 번역한 책과 논문이다.
몇 년 전에 책을 몇 권 번역한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원고료의 일부를 책으로 받았나 보다. 다시 읽어보면 낯뜨거운 번역체라 누구 한 권 주지도 못하고 쌓여 있었는데, 이사를 가려고 하니 이 책들이 눈에 가시처럼 불편하다. (지금 생각났지만, 쌓여있는 이 책은 신혼여행 때도 들고 가서 호텔방에서 번역했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참 허덕이며 살았던 듯 싶다.)

또 다른 책더미는 내 논문과 다른 이들로부터 받은 논문이다. 요즘에야 논문의 주된 용도는 각종 "받침"이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논문을 쓸 당시야 다들 필사적으로 썼으니 절대로 다시 읽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쉽게 버릴 수가 없다.

이런 미련들 하나하나가 모여 이렇게 거대한 짐더미가 되었겠지?
어쩌면 이번이 모두 버릴 수 있는 기회일 것 같기도 한데. 아직도 꺼려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