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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란다

관계를 알고 있다

작은 방 주인 2009. 11. 24. 12:42
자기 전에 오래간만에 "힘센 전강동이와 누나"라는 책을 읽어 주었다.
자신이 힘이 제일 센 줄 알던 전강동이가 매일 힘 자랑을 했다는 구절을 읽을 때, 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엄마, 난 힘 자랑은 안하고 권력 자랑은 해"

이게 도대체 뭔 소리인기 싶어 물었더니, 방과후 교실의 이야기를 해 준다.
방과 후 교실에 여자 팀, 남자 팀, 중간 팀(이것도 여자 중간팀과 남자 중간팀이 있단다)이 있는데 거기서 자기가 중간 팀의 대장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나랏님이라나.
중간 팀은 어떤 팀이냐 물으니, 여자도 도와주고 남자도 도와주는 팀이란다. 그러더니 갑자기 종이를 가져와 "부서접수"라고 쓰고 뒷면에는 아이들 이름과 뺄 확률이라고 쓴 다음 각 아이들 이름별로 막대 그래프를 그린다.
**는 뺄 확률이 원래 100%였는데 자기한테 뭘 줬으니까 3% 빠져서 97%, 00은 67%, 제일 친한 &&는 0%, ... 뭐 이런 식이다.
권력 자랑이라는게 아마 자기 팀에 넣고 빼고를 결정하는 그런 권력을 말하나 본데, 실제로 그 반에서 역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어서 좀 놀랐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은 참 많은 것들을 보고, 알고 있다.
그러니 아이들을 키울 때 얼마나 큰 지혜가 필요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