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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주고픈 것

초등학교 학습과 만화책 #육아당_ #서당_ #memo

작은 방 주인 2010. 4. 24. 12:30
벌써 오래전부터 edutainment 를 이야기하는 만화나 게임 등은 많이 있어왔다. 이걸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아들이 7살이 되어서 마법천자문에 심취하였을 때이다.

물론 그 전에도 아들은 한자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많은 한자를 습득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마법천자문을 읽고 나서이다.
이 책이 한자를 습득하게 하는 이유는 가르치고자 하는 한자가 스토리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마법천자문의 주인공이 불을 끄기 위해서는 비 "우" 자를 외치는 식이다. 즉 한자를 많이 아는 것이 무기/도구가 되는 셈이다.
아이들이 파워레인저 종류의 복잡한 무기며, 합체시리즈의 희한한 이름, 혹은 포켓몬스터 도감도 줄줄 외우고 다니는 걸 생각해보면, 책 몇 권에서 여러 번 제시되는 한자를 못 외울리가 없다.

마법천자문은 매우 잘 팔렸고, 20권으로 끝날 예정인 지금 18권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잘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나를 포함해서 학습효과를 절감한 부모들이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법천자문 시리즈에 힘입어 연계된 책들 - 고사성어, 급수한자, 퀴즈한자, 과학원정대 등도 많이 나왔는데, 다른 책들도 마법천자문처럼 스토리와 학습내용이 잘 맞물려 있는지는 모르겠다.



학습 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으로 Why? 시리즈가 있다
. 예림당에서 나왔고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초등학생이 있는 집에는 전집으로 갖추고 있는 경우가 꽤 있다.
이 만화는 만화의 캐릭터들과 교수자 캐릭터가 학습내용을 설명해주는 형식을 따른다. 그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와중에 학습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만화 따로 학습내용 따로가 아니라 만화 안에서 모두 해결하기 때문에 꽤 많은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
Why? 동물의 예를 들면,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엄지와 꼼지가 동물탐험을 떠나 동물을 보고  이러저러한 질문을 하면 같이 탐험을 떠난 선생님이 답을 해 주는 식이다. 우스울 수도 있지만 why 시리즈의 한 권을 꺼내 목차를 보면 교과서처럼 체계가 잡혀있는 걸 볼 수 있는데, 그게 가능한 이유는 아마 학습내용에 맞춰서 만화를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출판사 관계자가 아니니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만화에 학습내용을 끼워넣는 형태라면 이런 식의 체계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초등학생 용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모르는 부분들이 꽤 많이 나오는 이유는 이런 식으로 폭넓은(혹은 깊은) 지식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법천자문 같은 형식을 따른다면 몇 백권의 분량이 되어야 전달할 수 있는 양이 될 것이다.

수학도둑은 메이플스토리에서 갈라져 나온 학습만화이다.
메이플스토리가 인기가 워낙 인기가 있으니니 수학이나 영어 등의 교과목용 학습만화로 만들지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이 만화에서 학습내용은 전체 분량의 아주 약간에 해당한다. 중요한 개념들의을 이야기한다기 보다는 수학지식의 단편을 여기 저기 끼워넣은 듯한 느낌이다. 중간 중간 퀴즈나 학습내용을 만화가 아닌 일반 텍스트 형식으로 끼어넣었는데, 만화를 보고 있는 아이들이 과연 그걸 읽을지 의문이다. 특히 일반 텍스트부분은 안읽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그 이유는 신나는 만화를 읽다가 갑자기 뭔가에 대한 설명을 읽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야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학습"을 목적으로 만화를 사준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구입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수학도둑과 비슷한 계열은 생각보다 많다. 되도록이면 도서관 등에서 부모가 한 번 읽어보고 구입을 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 ~에서 살아남기, 내일은 실험왕 시리즈, ~에서 보물찾기 등은 권별로 편차가 좀 있는 것 같다.)

앞에서 이야기한 세 종류의 학습만화는 굳이 따지자면 "명랑만화" 계열에 속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만화에도 취향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아이들이 동화책을 고를 때도 어떤 종류의 그림체를,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말을 하는지에 대한 취향이 분명히 있다. 만화도 마찬가지이다. 위의 것들은 주로 "남자아이"들의 취향이다.

초등학교 여자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조카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다. 지금 초3인 조카가 심취하고 있는 만화 종류는 이런 종류의 자기계발서(?) 이다.
- 이 종류의 책들은 들여다본 적이 없어서 별로 쓸 말이 없다. 짐작컨데 순정만화 스타일의 주인공이 어떤 이(교수자의 역할)이러이러하게 하면 인기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대로 실천함으로써 인기짱이 된다는 식으로 구성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책을 읽으면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의심이 있지만, why not?
실제로 집단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아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런 아이들이 이런 책을 읽고 자기 행동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면 좋지 않을까? 다만, 이런 종류의 책은 현실에서 나의 생활을 다루고 있는데, 현실은 만화에서처럼 성공을 확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사람간의 문제일 것이므로 부모가 같이 읽고 이야기를 해 줘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마법천자문 이후로 엄청나게 많은 만화들이 서점의 어린이 코너를 채우고 있는 걸 보면 놀랍다. 그냥 명랑만화에서부터 시작해서 고전이나 자기계발서까지, 만화로 이렇게 폭넓은 선택권을 가져 본 것은 내 생전 처음이다. 출판사와 작가들이 고민을 많이 해서 완성도를 높인다면 그만큼 좋은 만화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많은 게 아닐까 싶다. 또한 고전의 경우에는 기존 작품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도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선택권이 있는 만큼 고르는 부모들의 머리도 복잡해진다. 아이가 어떤 취향인지 알고 학습만화라 할지라도 이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모조리 알게 될 거라는 착각만 하지 않으면 유쾌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화에 대한 다른 생각은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