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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법

작은 방 주인 2013. 10. 9. 19:45

2013.08.12 18.41


몇 년만에 처음으로 교육도 잡지 않고 밀렸던 일을 해치우지 않는 그런 휴가를 꿈꿨다. 그렇지만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도 휴가는 가질 수 없었는데 그것은 이번에 알게 된 노견의 신장 때문이다.


물을 더 많이 먹는다는 것. 병원에선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온갖 검사를 한 끝에 만성신부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15살이라는 나이가. 아니 99년생이니 서양식으로 하면 14살. 그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그래도 막연히 언제나 같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진단을 받고 나니 구체적으로 이 아이가 나와 얼마나 더 같이 있게 될지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만성신부전은 이미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태이고 상태를 유지하면서 잘 관리해주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다는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처방받은 약과 사료를 새로 먹이고 고질적인 눈병약을 시간맞춰 넣고 인터넷에서 신부전에 좋다는 비법과 투병기들을 읽고 있으면 오히려 낫다. 그러나 꽤 많은 시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는 게 다이다.


이제는 같이 견디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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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9 19.40


만성 신부전 진단받은 후 2개월여. 초기에 수액처치를 하고 난 후 처방사료 + 물 + azodyl 3알. 

혈액검사를 해 보면 신장에 관련된 수치들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유지하는 것이 관건.


다만 몸무게가 조금씩 줄고 있다. 2012년에 4.2kg 이었는데 2013년 10월 현재 3.2kg.

어쩌면 이제야 요크셔테리어 몸무게가 된 걸지도?


조금 더 줄어들면 처방 캔 사료로 바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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