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7

옛 이야기의 매력1, 2 본문

독서일기

옛 이야기의 매력1, 2

작은 방 주인 2009. 2. 22. 12:19
이 책은 월덴지기님의 북크로싱으로 읽은 책입니다.

 

옛이야기의 매력 1 - 8점
브루노 베텔하임 지음, 김옥순.주옥 옮김/시공주니어
출간일 : 1998-06-20| ISBN(13) : 9788972596547 
양장본| 256쪽| 210*148mm (A5)


옛이야기의 매력 2 - 8점
브루노 베텔하임 지음, 김옥순.주옥 옮김/시공주니어
출간일 : 1998-06-20| ISBN(13) : 9788972596554 
양장본| 252쪽| 210*148mm (A5)

1. 옛 이야기 분석의 교과서
여기서 교과서라고 말한 것은 진부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옛이야기의 표면적 의미와 심층적 의미를 분석한 결과물은 교과서로 써도 될만큼 간명하고 일목요연하다.
정신분석적인 측면으로 옛이야기를 보고자 하는 이라면 이 책을 놓치고 지나갈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기억해 둘만한 것들은 아래에 길게 적는다.

2. 나의 이야기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옛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무의식/전의식/의식적 측면에서 보여준다. 과연 어린이들에게만 그럴까? 어른에게도 그런 의미들을 보여준다면 그 어른은 아직도 어린아이의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만약 어른이 옛 이야기를 읽고 어린이들이 그러한 것처럼 안도감을 느낀다면, 아마도 그 어른은 아직도 환상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어른이 되면 "자기가 최고가 아니라고 느끼는 절망, 형제간의 갈등에서 오는 고통,, 기대 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할 때의 열등감, 어떤 임무 수행에 자신이나 어떤 다른 사람이 적합치 않다는 점에 비참한 감정을 느끼는 것, 자기의 "동물적인" 성적 측면에 대한 불안,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1권 250쪽)가 더 나아질거라고, 혹은 그런 것들을 극복할 거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러기 보다는 여전히 막연한 환상에 매달리는 모습도 나는 많이 보았다.

심리구조를 혹은 성격이 발달하는 데 있어서 발달단계가 있다고들 이야기한다. 그 발달단계는 보통 어떠한 과업을 가지게 되는데, 그 과업은 100%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는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어떠한 경험을 하면서 그러한 단계를 완성시켜 가거나 혹은 그 이슈를 끊임없이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옛이야기는 어린아이들에게 그런것 만큼이나 어른에게도 안도감을 준다. 나는 결백하니까, 잘 견디다 보면, 언젠가 하늘에서 동앗줄이 내려온다든가, 동물들이 나타나 나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지도 모른다는 안도감 말이다.

그렇지만, 성숙한 어른은 그러한 안도감이 거짓임을 혹은 환상임을 안다. 다만 잠시 그 환상으로 위안을 얻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이라고 해서 완전히 불안과 억압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므로, 옛이야기를 어린아이에게 읽어주면서 그러한 우려를 같이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읽어주는 어른이 그러한 우려를 느낄 수 있어야만, 막연한 안도감을 바라는 어린아이를 낙담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성숙한 어른이어야만 옛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스스로 느낄 수도 있는 불안함과 안도감에 너무 과하게 치우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옛이야기를 읽으면서 나 스스로가 위안을 얻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나 스스로가 아직도 많은 어린아이같은 환상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보게 되었으니 참 역설적이다. 아마도 나는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꽤 많은 부분들을 왜곡하거나 가감했을 것이다. 어투나 생략, 과장 등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지만 옛이야기는 오랜 시간을 내려오면서 여러가지 변화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본질을 전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니, 내가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가했을 온갖 왜곡은 사소하게 남았을 거라 믿는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