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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돌견의 자리

작은 방 주인 2010. 3. 19. 09:48
삐돌견의 자리는 내 주변 어딘가이다. 내가 방을 옮기면 같이 옮기고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 앞에 앉아 있는다. 물론 깊이 잠이 든 경우에는 그냥 자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경우는 보통 옆에 놓은 방석에 누워있는데, 요즘에는 의자에 올려달라고 조른다. 무릎에 올려놓으면 처음에는 따뜻하지만 서로 불편하기 때문에 내가 의자 앞 부분에 앉고 녀석은 뒤에 놓는다. 엉덩이가 따뜻해진다.

가끔은 녀석을 의자에 올려놓은 채 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 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드물게는 자기가 내려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다리다가 내려주지 않으면 내려달라고 끙끙거린다. 곧 내려주지 주지 않으면 호통도 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친정부모님이 집을 비우신 사이 아들을 봐주시러 아는 분이 오셨다. 삐돌견을 보고서, "나이들고도 참 건강하게 잘 지낸다" 하신다. 녀석의 세상은 어떤 것일까 싶지만, 그래도 아직 맛나는 것 찾고 좋아하는 것 있으니 괜찮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