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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살기

작은 방 주인 2010. 3. 31. 13:49
서울이라는 곳에서 "동네"를 찾는 것에 학군이나 땅값 이외의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한 동네에서 오래 산다는 것은 그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중국집을 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어느 정형외과, 어느 안과에 가야 할지를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내가 사는 동네는 인터넷커뮤니티에서 정보들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곳이어서 더욱 그렇기도 하다. 예전같았으면 동네 아줌마들과 친해야 알 수 있는 정보들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참 희한한 것이, 인터넷 정보를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로  형태가 되었다. 백과사전에 나오는 정보가 아닌 한은 검색사이트를 통한 검색보다는 RSS 구독리스트에서 검색을 하게 된 것이다. 일종의 RSS 동네에서 돌아다니는 셈인데, 다년간에 걸쳐 조금씩 추가했던 RSS의 내용들이 내가 필요한 정보들을 공급하는 동네가 된 셈이다. 최근에는 Google Reader의 comment 라든가 share 기능 등을 통하여 조금 더 수다스러워지기도 했다.

동네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더이상 익명이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이디가 되었건 실명이 되었건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나의 취향"이나 "개인 정보" 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만큼 내 모습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내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어쩔 수 없이 의미가 생기고 연관이 생긴다. "지능"이라는 것이 드러난 현상 뒤의 패턴이나 연결을 인지하는 것인 만큼, 나도 그렇고 나를 바라보는 다른 이들도 그러한 "지능"을 가지게 된다. 즉 똑똑해지고 개인화되어, 나에 맞춘 대응을 하게 된다.

물론 가볍기야 "뜨내기"로 사는게 제일이다. 글쎄, 나의 성격이 요즘 변해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나이 탓인지...
(온갖 것에 나이 핑계를 대고 있다...)
동네에서 사는것도 더이상 구속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만큼 관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기는 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