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7
삐돌견의 자리는 내 주변 어딘가이다. 내가 방을 옮기면 같이 옮기고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 앞에 앉아 있는다. 물론 깊이 잠이 든 경우에는 그냥 자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경우는 보통 옆에 놓은 방석에 누워있는데, 요즘에는 의자에 올려달라고 조른다. 무릎에 올려놓으면 처음에는 따뜻하지만 서로 불편하기 때문에 내가 의자 앞 부분에 앉고 녀석은 뒤에 놓는다. 엉덩이가 따뜻해진다. 가끔은 녀석을 의자에 올려놓은 채 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 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드물게는 자기가 내려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다리다가 내려주지 않으면 내려달라고 끙끙거린다. 곧 내려주지 주지 않으면 호통도 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친정부모님이 집을 비우신 사이 아들을 봐주시러 아는 분이 오셨다. 삐돌견을 보..
나는 음악을 듣지 않는다. 그저 가끔씩 흘려 들을 뿐. 어렸을 때 워크맨 열풍이 불었을 때나 조금 커서 다들 MP3를 들고 다닐 때도 나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몇 번 흉내를 내본 적은 있으나 몇 편의 오페라를 제외하고는 주로 text를 읽어주는 오디오북이거나 드라마의 소리만을 추출한 것들만 들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아이도 음악과는 가까울 수 없다. 아이가 음악을 듣는 것은( 그나마 새로운 대중가요라도 들을 수 있는 곳은) 방과후 교실의 음악줄넘기 시간이다. 거기서 G-Dragon의 Heartbreaker나 Superjunior, SHinee의 노래들을 듣고 나에게 틀어달라 했다. TV라도 있으면 음악을 좀 들었을까? (아니면 봤을까?) 대신 오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나는 MBC 라디오를 틀어놓..
주로 지원금 가지고 사업을 하는 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 새로운 일정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한가하다. 이러다가 12월~1월에는 미친듯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겠지(아휴~~). 스마트폰의 Task 목록에는 2줄만 들어 있고(청소와 빨래 - 이건 매주 반복되는 일정이다), 향후 3일간 일정을 알려주는 목록에는 1-2줄만 들어 있을 뿐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온 아르바이트를 눈 꼭 감고 거절하고 보니 이렇게 한가할 수가 없다. 그래서 벌써 몇 주 전에 칼을 뽑아들었던 집안 정리를 이어서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집에 이사온지 벌써 만 7년이 되었는데, 이사오면서 창고에 물건들을 넣어 놓고 거의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특히 손이 닿지 않는 깊숙한 곳에는 말이다. 아들이 독후감을 쓰며 투덜거리는 사이 하나 둘씩 꺼내던 게..
2006/10/02 - [글적이] - 햇님토이 구슬놀이 블록 요즘 집정리를 하면서 아들 장난감도 정리를 해볼까 싶었는데, 더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 미니카 조금을 제외하면 상태가 괜찮은 것들은 이미 다 팔거나 사촌동생에게 넘긴 후여서 정리할 것이 많지 않다. 블록류는 아직도 꺼내서 놀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렸다가 정리할까 생각하던 차에, 아들이 오래간만에 구슬놀이 블록을 꺼내었다. 상자에는 대상연령이 2세 이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9살인 지금(만으로 7세) 조금 복잡한 구슬길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구슬을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걸리곤 해서 한꺼번에 많이 먹지 말라고 가르칠 때 사용하곤 했는데(--;), 이젠 그런 얘기하면 본전도 못찾을테니 그냥 조용히 동영상을 찍었다.
개를 키우면서 개와 같이 살지 말라는 여러 가지 압력을 받는다. 사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서 개를 키우지 못하게 되어있는(정확하게 말하면 주변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야 키울 수 있다고 관리규약에 되어있다) 것도 있지만, 비교적 조용하고 별로 사고 안치는 우리 집 개의 경우에는 아는 사람들의 압력이 더 크다. 그래도 나의 비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그럭저럭 같이 살아왔다. 아마 가장 큰 압력은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왔을 것이다. 시어머니께서 집에 와서 보시고는 "개를 치워야지..." 하시는 거였다. 나이도 있고, 맡길 곳이 없다 하니 "그럼 내가 갖다 버려주마~" 하셔서 기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소중한 손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하시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정붙이고 살던 생물인데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