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7
작년까지만 해도 중앙난방이라 겨울이면 난방비만 걱정하지 어떻게 난방할지는 걱정하지 않았는데, 금년부터는 개별보일러난방이라 어떻게 난방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사실 인간 어른만 생각한다면 최저로 난방을 해도 그다지 춥지는 않겠지만 (컴퓨터가 있는 이곳만 제외하면!) 열대어에게는 낮은 수온으로 고생하는 구피들과 새로 태어난 치어들을 위해 일단 보조난방기구를 구입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전체적으로 집안이 아주 따뜻해지지 않는 한 수온이 열대어에게 적당할 만큼 올라갈 리가 없기 때문이다. 11월정도부터 기온이 낮아지면서 아들이 춥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일러도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주 따뜻해진 것도 아니었다. 매년 창문에 커튼이나 방풍비닐을 쳤기에..
2박 3일동안의 여행 이틀은 비바람이 몰아쳤고, 다시 서울로 오는 날에야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풍광이 바뀐 것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들을 나는 신기해 했고 아들은 엄마가 별것도 아닌 것에 감탄하는 것을 신기해 했을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와 별로 다르지 않은 것들만 하는 아들을 보고 여행은 왜 가자고 했는지 물으니, "여긴 애들이 없잖아" 한다. 자기도 구피들과 햄스터와 할아버지견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 했으면서... 아마 잠시동안 떨어져 있고 싶었나 보다. 산꼭대기의 찬바람 때문이었을까. 감기기운에 머리가 아프다. - 어찌 되었건 광학10배줌은 대단하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지금도 자기 영역이 아닌 경우에는 그럴 거라 생각하지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인물에 적응을 잘 못했다. 한 동네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인지 지금은 별로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먹거리와 의복, 신발 등에서는 새로운 시도는 어렵기만 하다) 얼마 전 시작한 축구+수영 프로그램 첫 날, 아들은 첫 날이니 같이 가달라고 했다. 아들의 손을 잡고 가 보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꽤나 많았다. 떼로 몰린 사람들이라면 멀미를 하는 나는 벌써 슬슬 뒤로 처지고, 아이는 이미 체육관에 들어갔다. 같은 반 아이도 있고 모르는 아이도 있고... 그런데 어떤 아이를 슬슬 따라다니더니 말을 붙이는 것이다. 대충 이런 말이다. 아들 :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이 : ... 아들 : 너..
월 화 수 목 금 토 일 08:50~12:50 학교 학교 학교 학교 학교 학교(1.3.5주) 교회 14:00~18:00 컴퓨터 방과후교실 방과후교실 방과후교실 바둑 방과후교실 컴퓨터 방과후교실 축구+수영 일하는 엄마가 집에 올 때까지 시간을 어디서건 보내야 하는 아들. 2년째 다니는 청소년 수련관 방과후교실 덕분에 저녁 6시까지 재미있게(엄마 입장에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방과후교실에서 보내는 4시간 동안 대략 2시간은 문제집을 풀고 나머지 2시간은 체육이나 글짓기, 과학실험 같은 걸 한다. 이렇게 놓고 보니, 아들도 학원(?)을 엄청나게 많이 다닌다. 스스로 "나는 하루에 8시간씩 공부해!" 라고 말할 만 하다. 한자능력시험은 4급을 준비하고 있으나, 엄마가 보기에도 어려운 한자라... 엄마가 머..
신경쓰이던 일이 끝나고 마무리만 남았는데, 손에 잘 잡히진 않아서 짜증이 났나 보다. 핑계가 여러가지일뿐 짜증이 난다는 건 그저 그런 현실이다.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빨간 머리 인형에게 옷을 한 벌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이 인형을 보고는 뭔가 이상하다고 이야기했는데, 다른 인형들과 비교를 해보니 지나치게 큰 눈과 지나치게 활짝 웃는 입모습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 미미 인형은 이 인형보다는 조금 더 조신한 모습이다. 가끔은 단순한 일이 머리를 쉬게 해준다. 나의 휴식거리가 방바닥 닦기라든가 음식만들기 같은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