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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 7
1학년에 했던 두뇌트레이닝 연습장. 선생님이 나눠주신 종이를 종합장에 붙여 놓았다가 가끔씩 그림을 그리게 하셨다. 아들은 평소에 자신이 그림을 못그린다고 생각하는 터라, 그림일기를 비롯해서 그림 그리는 시간을 매우 싫어했는데, 그래도 두뇌트레이닝 연습장은 비교적 부담없이 한 듯 하다. 선생님이 제시한 그림이 아이의 그림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떤 상황들을 만들고 있는지 보는 것이 재미있다. 그중 몇 가지. 당나귀가 옥황상제한테 가서 부채를 빌려달라고 해서, 옥황상제가 빌려줬는데 당나귀가 하늘을 날아서 (옥황상제가) 총을 쐈다. 매미가 거미줄에 걸렸는데, 거미가 맴맴 하는 소리를 듣고 시끄러워 해롱해롱해서 토했다. 메뚜기 나라에서 밥이 부족해서 메뚜기가 도시로 가는 거예요. 개구리가 집으로 갈려고 열심히..
자기 전에 오래간만에 "힘센 전강동이와 누나"라는 책을 읽어 주었다. 자신이 힘이 제일 센 줄 알던 전강동이가 매일 힘 자랑을 했다는 구절을 읽을 때, 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엄마, 난 힘 자랑은 안하고 권력 자랑은 해" 이게 도대체 뭔 소리인기 싶어 물었더니, 방과후 교실의 이야기를 해 준다. 방과 후 교실에 여자 팀, 남자 팀, 중간 팀(이것도 여자 중간팀과 남자 중간팀이 있단다)이 있는데 거기서 자기가 중간 팀의 대장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나랏님이라나. 중간 팀은 어떤 팀이냐 물으니, 여자도 도와주고 남자도 도와주는 팀이란다. 그러더니 갑자기 종이를 가져와 "부서접수"라고 쓰고 뒷면에는 아이들 이름과 뺄 확률이라고 쓴 다음 각 아이들 이름별로 막대 그래프를 그린다. **는 뺄 확률이 원래..
아들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겼다. 아들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고 같은 방과후교실을 다니는 남매와 친하게 지냈다. 방과후교실이 끝나면 집에는 가방만 내려놓고 2학년 형과 1학년 동갑 여자친구와 놀러나간다며 뛰어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더니 한 2-3주일전부터 일찍 집에 들어오거나 놀이터에 나가도 빙빙~~ 돌기만 할 뿐 노는 것 같지 않았다. 왜 요즘은 놀이터에서 그 남매와 안노느냐고 물었더니 형이 자기랑 안논다고 말했단다. 아마 남매 중 형과 다툰 모양이었다. 아들은 다소 소심한 성격에 폭넓게 아이들과 노는 것 보다는 몇 명과만 친하게 지내는 경향이 있어서 아파트단지의 다른 아이들하고는 그닥 친하게 지내지 못하기도 했고, 6시 이후부터 놀기 시작하는 아들은 그네들과는 노는 시간이 달라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
아들이 초등학교 들어가니까 확실히 놀 시간이 줄었다. 선교원에 다닐때도 6시에 끝나 집에 왔고 지금도 그런데 왜 그리 바쁜지.. 아마 숙제가 있어서 그런가보다. 옛날 장난감들 정리하면서 아들이 예전에 그린 그림들도 같이 정리중이다. 그 중 재미있었던 것 몇 장을 공개한다. 흐흐~ 귀엽다.
저녁에 공부하러 가기 전 아들과 잠시 누워서 쉴 시간이 있었다. 아들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흰머리를 뽑아준단다. 그러라고 하니까, 흰머리를 뽑는지 검은 머리를 뽑는지 하여간 무엇이 왕창 뽑힌다. 모근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해 주고는... 엄마 머리숱이 적으니 검은 머리는 뽑지 말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들은 가위를 가져와서 흰머리만 자르겠단다. 으음.... 생각해보니, 자르는 거면 검은 머리가 포함되어도 나중에 다시 자랄 것이므로... 그렇게 하라고 했다. 아들이 가위로 흰 머리를 잘랐다. 검은 머리들을 훑어내고 보니 흰 머리가 세 개 나왔다. 하나에 100원씩 해서 300원을 달란다.(딱 풍선껌 가격이다!) 그리고는 머리를 빗어주겠다며 빗을 가져왔다. "엄마는 머리살이 많이 보이니까..." 그러면서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