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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 7
우리 집 강아지는 - 강아지 딱지 뗀지는 한참 되었지만 그냥 이렇게 불러보고 싶다 - 아침에는 영양제 한 알 먹은 다음 아침밥을 먹고, 저녁에는 손가락 마디 하나 크기의 개껌을 하나 먹은 다음 저녁밥을 먹는다. 우리 집 물고기는 저녁 6시경에 어항에 불이 들어오면 밥을 먹는다. 이따금씩 물이 더 들어오거나, 새로운 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우리 집 햄스터는 저녁 6시 경에 하늘에서 먹을 것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먹는 것은 아무 때나. 새벽에는 운동을!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 책상에 앉아 강아지에게 영양제를 한 알 주고는 모니터를 켠다. 혹은 그 반대로 진행되는 날도 종종 있다. 순서야 어찌 되었든 내가 하루 종일 누워있고 싶은 날이거나 아니거나 우리집 강아지, 물고기, 햄스터..
채집장에서 살던 찍찍이가 추석 무렵 새 집으로 이사했다. 2층이 생겼으니 집이 조금은 더 넓어졌다. 새 집에서 새로 하게 된 일은 철창 갉기 - 혹은 이빨 갈기이다. 이빨을 갈 때의 모습을 보면 마치 죄수같다. 자유를 위해 철창을 갉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따금씩 찍찍이를 들여다보면서 알게 된 사실. 좁은 집이지만, 나름대로 구역이 분리되어 있다. 먹는 곳, 싸는 곳, 잠자는 곳, 식량저장고. 그중 가장 명확하게 분리되는 부분은 "소변보는 곳"으로, 잠자리에서 먼 곳에 위치한다. 반면, 대변 자리는 소변만큼 명확하게 구별하지는 않는 듯 하다. 잠자는 곳과 식량저장고는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확실히 편안한 곳과 먹거리는 잘 어울리는 모양이다. 소파에 편안히 앉아서 군것질 하는 사람이 연상된..
덥다. 금년에는 유독 바람이 안부는 것 같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바람이 꽤 들어와 제법 시원한 집인데, 금년에는 바람 한 점 안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찍찍이는 더위 때문에 특별히 고생하는 것 같진 않았다. 그저 아이스팩을 하루에 2번쯤 갈아주고 밥과 물을 봐주는 것 뿐. 워낙 작은 데다가 수명이 짧다는 생각에 정을 붙이고 싶지 않아 접촉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찍찍이의 왼쪽 눈이 약간 부은 게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아이스팩에 맺힌 물에 젖었나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눈을 잘 못뜨는 것 같았다. 오늘 오전에 일하러 나가기 전에 보니, 한쪽 눈을 아예 감고 있다. 겁이 덜컥 났다. 오늘은 밤 10시나 되서야 집에 들어올텐데... 또 햄스터같은 작은 동물을 진료하는 동물병원은 별로 없다..
찍찍이는 요즘 더운가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집 안에서 자더니만, 요즘은 밖에 나와 벽에 몸을 붙이고 잔다. 찍찍이 집은 철망집이 아니라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서 더 더울 것이다. 그래서 얼린 아이스팩을 넣어준다. 처음에는 아이스팩을 갉아먹을까봐 걱정했는데, 표면의 물기만 핥아먹을 뿐 갉아먹지는 않는다. 아이스팩을 넣어주면 집에 들어가서 잔다. 공기가 조금 시원해졌기 때문일까? 2008/07/06 - [글적이] - 찍찍이의 낮잠 삐돌견은 예전에는 기저귀를 적셔 조끼처럼 입혀주었었다. 이제 아이가 커서 기저귀가 없는 관계로 더이상 기저귀 얼음조끼는 입히지 않는다. 대신 삐돌견은 선풍기 바람이 부는 곳, 방바닥에 자리잡고 눕는다. 방바닥에 눕기 시작하면 더워지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삐돌견은 되도록이..
우리 집에서 제일 팔자 좋은 녀석. 햄스터 찍찍이. 얘 자는 모습을 보면, 참 편안해 보인다. 웬만한 생활소음에는 다 적응이 된 듯. 잠도 바닥에 등 대고 자는 모습 보면. 참~~~ 한 집에 여러 삶이 있다 싶다. 바로 아래쪽에서는 암컷 두마리와 사슴벌레 수컷 한 마리가, 그 아래에는 사슴벌레(어쩌면 장수풍뎅이) 1령 애벌레가 절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살고 있다. 그 옆쪽에는 맨날 물이 모자라는 달팽이 한 마리가 있고, 그 옆쪽에는 나의 무지로 인해 집단폐사당한 개미들이 있다가 지금은 치워졌다. 가끔 이렇게 잔다. 더운 걸까? 벽에 붙어 있는 걸 보면... 찍찍이집에도 냉방을 해야 하는 건가? 왜 우리 집에 온 동물들은 이렇게 부피가 커지는 건지... 얘도 혹시 돌연변이나... 잡종(?)이나... 그런 ..